지속적인 연구를 방해하는 연구과제?

대학에서 수행하는 연구는 1-2년만에 종료되는 단기적인 것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년 동안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 연구소, 회사 등으로부터 프로젝트
수행 계약에 의하여 필요한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에는 결과물의 사용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소나 회사로부터 프로젝트를 위탁받은 경우에 대부분 그 결과물에 대한
모든 권한이 회사나 연구소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많은 경우 그 과제와는 무관하게 다년간 연구해 왔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연구과제가 시작된다. 이 때 기존의 연구결과에 대한 모든
권한까지도 연구비 지원기관에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계약을 충실히 따르자면 연구를 수행한 본인조차도 프로젝트 결과물을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다.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은 상관없으나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연구결과를 발전시키려면 기존의 연구결과물
(프로그램의 source code 및 data 등)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인데도
그럴 수 없게 되어 있다.

연구과제가 종료되고 나면 그 주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를 무시하고 겉포장을 달리하여 기존의 연구결과를
새로운 연구에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이는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고 분쟁의 소지가 있어서 곤란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러한 연구과제를 안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연구비 얻기가 쉽지 않은 대학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연구과제를 수행하기로 얘기가 다 되어 있는 상태에서
없었던 일로 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1996년 12월 20일